흙 - 뜰과 텃밭 이야기

주금산 기슭에 바짝 붙어있는 제 뜰에
짙은 땅거미가 스멀스멀 몰려들면서
주변의 낯빛이 상당히 어두워질 즈음인데도,
저녁을 들고 데크에 나가 하늘을 올려다 보니
창공(蒼空)이라 불리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어찌 보면,
우주에서 옅은 구름이 끼어든 어느 대양을 보는 듯한 하늘이
제 눈에 가득 들어왔습니다.
또 옅게 흐트러진 구름을 어찌 보니,
살코기 사이에 촘촘히 박혀있는 마블링으로 인하여
그 맛이 담백하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항정살이 떠오릅니다.
올들어 잇몸이 여러 차레 요동을 치면서
다소 부드럽게 씹을 수 있는 항정살로 삼겹살을 대체하여
그 살결이 눈에 익었습니다.
하지만 국산 근처에는 갈 도리가 없습니다.^^*

언제쯤이나 붉어진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싶던 토마토가
줄기 아래쪽 열매부터 홍조를 띠기 시작하더니
금새 부끄러움을 아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한낮에 플라스틱 소쿠리에 그네들을 따 담고는
상처난 것들 모두를 골라서 믹서에 갈고
락앤락 롱 통에 담아 둘째 누이에게 주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예쁜 녀석들은 주일날 점심 후식으로 교회 식구들이 먹을 겁니다.
오늘 딴 것 이상의 토마토가
여전히 뻔뻔한 낯빛으로 줄기에 매달려 있는데
이들은 얼마 후면, 보름 가량 제 식구들과 방문객을 위한 아침 음료가 되어줄 겁니다.
고마워, 토마토들아!
상계 백병원에 입원해 계신 처지가 제게는 너무 뜻밖이었습니다.
그나마 내일 퇴원해서 재활치료를 받는다 하니 다행입니다.
제 어머니와 비슷한 뇌졸중 전조증상을 보여 내심 걱정했었는데
몸의 평형을 감지하는 귀 안의 기관에 이상이 생긴 '전정 신경염증'이라 하여
네이버 지식검색으로 찾아보았습니다.
전정 신경염 (vestibular neuritis)
원인
전정 신경염에서 병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부분은 전정신경(안뜰신경)의 위분지(상측분지)로 생각되고 있다.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전정신경의 위분지에 혈액을 공급하는 소동맥의 폐색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진단
심한 어지럼증과 구역, 구토가 자연적으로 발생하여 수시간, 길게는 하루 이상 지속되는 경우, 보행실조, 수평 회선 방향 고정 눈떨림(horizontal rotatory direction fixed nystagmus)이 정상 쪽을 향해 하루 이상 지속되는 경우, 온도 눈떨림검사에서 한쪽 쇠약이 현저한 경우, 정상 고막과 정상 청력, 다른 신경학적 징후가 없는 경우에 모두 해당되면 전정 신경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검사
전형적인 경우에는 뇌 자기공명영상촬영(뇌 MRI) 등의 검사가 필요하지 않지만, 고혈압, 당뇨 등 뇌졸중의 위험 인자를 갖고 있는 노인에게서 전정 신경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뇌줄기(뇌간)에 발생한 작은 뇌졸중을 감별하기 위하여 각종 영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
전정 신경염은 양성의 질환이고 저절로 호전되기 때문에 환자가 증상을 견딜 수 있으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그러나 대개 심한 구토와 어지럼증으로 환자가 괴로워하므로, 증상 발생 초기에만 전정 억제제를 투여한다. 양쪽 전정계의 불균형에 대한 중추신경계의 보상작용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전정 억제제를 장기간 투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경과/합병증
전정 신경염은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호전되는 양성 경과를 보인다. 대개 증상 발생 후 1~2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48시간 이상 지나도 어지럼증이 전혀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에는 중추신경계 문제로 인한 어지럼증을 감별하기 위한 각종 검사가 필요하다. 전정 신경염이 재발하는 경우는 드물며 재발하더라도 비교적 증상이 약하고 회복 기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전정 신경염이 반대편 귀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보고된 바가 있다.
이 글을 찾아 읽으면서
뇌졸중의 전조현상과 참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는데
3,40대에 발생하는 질환을 50대 후반에 겪고 계시니
몸과 마음이 젊어,
그것을 시샘하는 바이러스 불청객이 찾아온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익은 토마토가 교회 어르신들께 돌아간다니
기쁨 두배입니다.
하이파이브님의 어지럼증,
잘 치료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이 미친 것처럼 돌아가니 어지러운 것도 무리가 아니지요? ^^*
지 친구들 다섯과 함께 느닷없이 들이닥쳤는데
연이어 남자 녀석들 아빠 셋이 순차적으로
자식들 캠핑터를 안전검사하느라 오셔서 저는 잠시 얼이 빠졌었습니다.
제가 알지 못하는 계곡가에 녀석들이 머무는 것도 불안해서
제 집 중간 마당에 텐트를 치고 집 아래 계곡에 가서 놀라고 했을 뿐이었는데......
그래도 할머니와 삼촌이 사는 시골집에 놀러온 추억은 남겨주어야 할 것 같아서
아침 일찍 감자와 호박 그리고 두부를 넣어 고추장 찌개를 끓여 밥을 해주었습니다.
어제 저녁 늦게 여동생이 지 집으로 돌아가면서
미선이와 세웅이를 제 집에 떨어뜨리고 가는 중에 묘한 해방감을 드러내었는데
이는 아마도 제 딸 아이 희주가 실습기간이었던 한달 가량을
지 집에서 밥해 먹인 은사를 알라는 암묵적인 과시이기도 했습니다.
속으로 '그래!' 하고 말았습니다.
녀석들이 식사준비를 합니다.
제 때에는 스스로 챙긴 베낭을 메고 다녔는데
이 녀석들은 부모들이 차로 다 챙겨서 데려다 주는 모습을 보면서
좀 의외다 싶었습니다.
데크 난간에 걸린 빨래와 텐트 그리고 여기저기 놓인 쓰레기가
잠시 저를 불편하게 하지만
이내 지들끼리 열심히 치우고 정리합니다.
돌아가는 길에 할머니께 꾸벅 인사하며
'잘 놀고 갑니다.' 인사합니다.
어머니는 다음에 또 놀러오라는 답을 하겠지요?
제가 중간에 끼어듭니다.
'다신 오지 말거라.'
녀석들이 딴지를 겁니다.
'다음에 분명히 또 올께요.'^^*
그래, 그런 기운을 만들면서 너희들 삶을 살거라,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이파이브님은 너무 마음 졸이지 마시고
당당히 그 바이러스와 맞서시기 바랍니다.^^*
그 뻔뻔한 녀석들처럼......
초대교회에는 제 어머니 나이 즈음의 어른들이 참 많습니다.
그 분들 덕은 아니지만
그 교회에서 먹을 수 있었던 밥은
제게 되갚음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되새기게 해줍니다.
그 토마토는 그러한 의미로 보내어졌습니다.


병원측의 진단이 정전신경염이라고 진단되었습니다.
하지만 벌써 수일(지난주 토요일 시작)이 지났는데 아직도 어지러우니 적응이 안됩니다.
병원에서 준 재활프로그램을 위해 준비차 사무실에 들러 몇자 적습니다.
무더위에 수고 많으시지요?
어머님도 안녕하시고요. 누님도 동생분도 그리고 따님도 잘 지내시지요?
광주리에 담겨진 토마토가 행복이 남실넘실 담긴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