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 뜰과 텃밭 이야기

오렌지 빛이 감도는 짙은 갈색의 국화꽃 향기를 맡자니
얼마 전 지병으로 타계한 장진영씨의 출연 작품인 '국화꽃 향기'가 생각났습니다.
몇 년 전, 그 영화를 DVD로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영화의 삽입곡 가운데 하나였던,
존 마크가 부른 'Signal Hill'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상당히 감성적인 영화에 덧붙여진 감미로운 그 음색이 제게는 좋았었나 봅니다.
제 터에도 몇 년 전 화원에서 한 판을 사다 봄에 조성한 국화밭이 있었는데,
어인일인지 죄다 죽어버렸습니다.
봄에 핀 국화꽃이 신기해서 사다 심었었는데
그 이듬해까지는 잘 피었었습니다.
그 곳은 지금 매발톱과 금낭화만이 왕성히 자라고 있습니다.
황금빛 금잔화 사이에 끼여 활짝 꽃을 피우기 시작한 국화꽃은
민집사님이 몇 년 전 주신 세 개의 국화꽃 화분을
집이 앉은 터 앞 마당에 옮겨 심은 것인데
지금은 아주 잘 자라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늦가을 즈음에 화원에서 폐기되는 국화꽃 화분을 얻어다
멋진 국화밭을 만들려고 했었는데 그리 하지 못했습니다.
국화꽃은 밝은 노랑색이 참 좋던데
봉선화와 코스모스 그리고 금잔화와 과꽃으로 단장했던 아랫마당 도랑가에
그네들을 심어 내년 이맘때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허한 마음으로 내내 짓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뀔 즈음이면 마음이 몸살을 앓는데
흐트러진 마음에 그 몸살기가 더해지다 보니
쉬 추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교차가 큰 요즘과 같은 가을날씨에
이른 아침이면 흔히 나타나는 짙은 산안개가
제 마음에도 가득 차기 때문인가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