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소시민에 가깝습니다.
제 마음의 평안과 제 삶의 편안함을 추구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돈과 노력과 관심을 쓰면서 살고 있지요.

저는 개인주의에 가깝습니다.
주변에 어떤 사람이 어떤 아픔으로 얼마나 아파하는지 보다는
내 마음이 얼마나 평정하고 평안한가에 더 관심이 많지요.

그런데,
이렇게 살고 있는 제게 마음과 정성을 쏟으며 저의
평안에 기여해주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 친구들은 저와 달리 자신 개인의 문제에 머무르지 않고
이웃, 사회를 향한 사랑과 열정이 많은 친구들입니다.
(물론 개인은 건강하고, 바로 가까이에 가족과 친구와 친척들과도
정말 친밀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좋은 친구들이지요.)

그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개인적인 문제에 머무르는 제 모습을
거울로 선명하게 들여다보게 됩니다.
즉, 그들의 삶은 저의 어딘가에 있는 이타심과 사회적 관심을 자극하는 자극제가 되는 것이지요.
사실 제게 이타심의 징후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반갑지 않습니다.
아직도 저는 제 문제, 저 자신이상 열정이나 사랑이 넘치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발견하는 저의 이타심은 참 낯설때가 있기도 하고
불편하기 합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지 못하고 진실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어색하고 불편한대로 나 아닌 존재로 흐르는 관심과
열정대로 따르다보면 나 아닌 타인이라 여겨졌던 그들이 어느새 나와 하나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그러한 경험들이 모여서 소시민인 제가
소심하게나마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에너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두주간 일요일마다 4대강 개발이 아닌 4대강 죽이기 사업으로
30년간 땅을 살리고 생명농사를 지어온 팔당의 유기농 단지를 엎어버리려는
현장에서 농민들과 함께 작은 음악회도 하고 연합예배도 드리고 그랬습니다.

이번 주 수요일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 없는 한국을
담보해 주고 싶은 마음으로 기륭전자 해고노동자 복직운동
발대식에 참여합니다. 저는 몇명의 친구들과 노래를 합니다.
목로주점에 맞춰서 가사를 개사했지요.
개사한 가사로 함께 노래할 친구들이 노래방에서 연습을 하면서
가사에 담긴 절실함으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이렇게 소시민인 제가 소심하게나마 사회운동을 하는것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더니 그역시 저의 이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팔당의 유기농단지만 해도 그렇게 살아난 땅에서 유기농으로 나오는 먹거리를
먹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런 좋은 먹거리를 우리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고,
기륭전자 해고노동자 복직운동도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의 불안정에서 벗어나서
직업의 안정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지요.
어쩌면 또 다른 이기심과 개인주의의 발로일 뿐이라는 생각이듭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조금 달라진 개인주의의 표현이지만 어쨋거나 당장의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서 나 외의 존재에게 에너지가 흐르는 것은 제가 그만큼
살기 편해졌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저는 요즘 개인적으로 많이 편안한 상태이지요.
안정적인 수입, 일을 통한 만족감, 지금까지 준비해 온 일들의 결실을 통한 보람
등을 느끼고 있는 상태이다 보니 스스로 좀 건강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아직 개인적인 몇가지 모순을 극복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어느날 그것도 조화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자연스럽게 살게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