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제 심기가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 일요일 오후 늦게,
중간 마당과 아래 마당의 텃밭에 퇴비를 주었는데
주말쯤에는 흙을 갈아 엎고 멀칭비닐(Mulching Vinyl)을 깔 계획입니다.

올해는 아래 마당의 텃밭에는 독야청청 품종의 고추 모종 50 주와 찰토마토 모종 22 주,
파프리카 모종을 색상별로 모두 6 주,  가지 모종 3 주를 생각하고 있고,
중간 마당 텃밭에는 얼가리 배추와 열무 그리고 쌈으로 먹을 상추류를 씨앗을 사다 뿌릴 계획입니다.
사실 그 텃밭들은 이제까지 그리 지내왔습니다.

이제까지 고구마는 재배해 본 적이 전혀 없는데
경험이 많은 큰 누이가 간혹 권하여
올해는 두 둔덕 정도 만들어 시험 재배해 볼 마음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오면 두 세 번 정도 먹을 수 있는 옥수수도 재작년처럼 심어볼까,하는 마음도 담아두고 있는데
수확기를 앞두고 큰 바람에 속절없이 쓰러지는 것을 경험한지라
미리 지주대를 받쳐주고라도 다시 한번 추억 거리를 아이들에게 주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는 있습니다.

재작년 봄부터 시작된 어머니의 투병 생활로 인해
그해에는 마당이 거의 풀밭이 되었는데 저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작년에는 뽑다, 뽑다 못 뽑은 풀의 성장을 억제시키느라
결국은 이불 두 장을 마당에 깔고는 텀(Term)을 두면서 내내 그 위치를 달리했더니
올해는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비로서 되었습니다.

새벽녘에 눈을 뜨면, 어머니가 커피를 드실 동안 
저는 마당 곳곳에서 자손 번식에만 골몰하고 있는 풀들과 아주 재미있는 싸움을 합니다.
그 풀들이 제 마음 속 깊이 잠재해 있는 어떤 아픈 사건이나 인물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뽑다보면 그 나름으로 치유의 시간이 되기도 하는 것을 저는 알기 때문입니다.

예전과는 달리 오랜 시간을 계속 그 일에 매달릴 수 없는 것은
제 허리 상태때문인데 그래도 그 일이 힘겹지만은 않은 것은 
그 후의 마당 풍경이 제게 기쁨을 주기 때문입니다.
마당이 얼추 예전의 모습으로 거의 돌아왔습니다.

정말이지 예전에는 마당에 풀 한 포기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새벽에 일어나면 풀을 뽑았기 때문에......
근데 이제는 어머니 머리의 기억 속에 못된 풀들이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
그 풀들은 불규칙한 어머니의 기억력(치매 증상)을 얘기한 것인데
그리 심하지는 않지만 제 속은 많이 상합니다.

그러한 때,
누군가가 제 형편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을 부탁하거나
말같지도 않은 성경 구절을 인용해 나와는 관계없는 죄의식을 일깨우려 하거나
그도 아님, 적당히 주눅들게 할 때가 있었는데,
저는 그때문에 엄청 화가 많이 났었고 그것을 다시 원상태로 회복하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 얘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