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간혹 희주에게 어버이로써의 염치(廉恥)가 없어 하듯이,
와병(臥病) 중인 어머니도 이따금은 제게 그 염치를 따져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열흘 전부터,
어머니의 야간용 기저귀를 디펜드 레귤러에서 테나 오버나이트로 바꾸었는데
가격은 거의 배에 가깝지만 한밤중에 깨어 어머니를 돌보는 불편함은 많이 줄어 들었습니다.
간혹 저는 전날 술을 많이 마시면 다음날 아침이 두려울 때가 많았는데
어머니의 기저귀 가는 시간을 놓쳐, 지레 찔끔 지린 이부자리와 옷을 모두 세탁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화장실에서 일을 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행히 당신의 기저귀를 가는 시간은 이제 거의 일정해졌는데
복지시설용 기저귀는 최대 4시간,
디펜드 레귤러는 최대 6시간,
테나 오버나이트는 최대 8시간까지 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도 그 전의 교체시기가 최적이어야 그렇습니다.
대개는 그보다 1시간 일찍 갈아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 교체시기의 최적이라 함은 어머니의 식사 시간과 비례할 경우가 많은데
식사 전에 기저귀를 갈아야 휠체어에 앉은 엉덩이가 뽀송뽀송해
어머니가 그나마 쾌적하게 식사하실 수 있고
식사 후 4, 5시간 지나야 소변을 시원하게 보실 수 있어
그것이 제게는 기저귀를 가는 시간의 지표가 되고
그 빈틈 사이사이가  제 휴식시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제 어머니는 아침과 저녁 식사 후에만 약을 드시는데
저는 가능한 한 변비예방을 위해 아침과 점심경에 많은 물을 드시게 하고
저녁 식사 후의  약복용 이후에는 물을 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수동의 하나로 마트와 농협에서 잠깐 일을 보고 들어온 시각이 점심경이었는데
늘 그러했듯이 점심 식사 전에 기저귀를 빼내고는 따뜻한 물수건으로 깨끗이 닦아드렸는데
쓰레기 봉투에 기저귀를 버리고 올 그 짧은 시간에 그만 쉬를 다시 보셨습니다.^^*
근래 그러한 일이 없어, 기저귀 교체시 패드를 까는 일을 게을리 하게 되었는데
결국은 이부자리와 전기요까지 죄다 세탁기에 넣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사단이 벌어질 때면,
저는 으레 어머니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세게 때리면서
'내가 못 살아!'하는 등등의 푸념을 여느 아줌마들처럼 늘어놓는데
그것은 기억의 지속시간이 짧은 어머니에게 창피한 기분을 갖게 해서라도
어머니의 기억 시간을 길게 해주려는,
제 치졸한 변명이 아닌, 삶의 병변이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험한 제 인상을 보고
"나도 모르게 찔끔거리며 나올 때가 있어" 라고 얘기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마음 한 편이 무너집니다.
저렇게까지 서글프게 얘기하지 않아도 되는데......
내 말은 그저 싸가지 없는 자식의 늘 그러했던 장난기 섞인 투정이었을 뿐인데......

말을 조심해야겠습니다.
저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싸가지 없이 해대는 말이 때로는 친근함의 표시였었는데......

미안한 마음에,
"엄마, 다리 맛사지 한번할까?" 하니
어머니는 싫지 않은 "싫어!"라고 하십니다.
제가 "왜?"라고 하니,

"염치가 없어서......"

크악~
제가 오늘 뭘 잘못해도 한참 잘못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