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속초 단골가게에 손질된 냉동 물가자미 4kg을 주문했습니다.
국산 메조와 마늘, 생강 등은 어제가 되어서야 겨우 재료준비를 마칠 수 있었는데,
택배로 도착한 고흥산 마늘과 생강은 푸드 프로세서로 그날 갈아 냉동고에 넣어두었습니다.
고춧가루는 텃밭의 홍고추를 따다 만들어 놓은 반태양초 고춧가루를 사용할 겁니다.
무 역시 제 텃밭에서 재배한 것이 조금 남아 있어 그것을 주로 쓸겁니다.

지난 몇년 동안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저는 제 가족들을 위해 가자미 식해를 만들어 왔습니다.
제게 가자미 식해는 아버님 고향의 향토음식이기도 하지만
음식 솜씨가 아주 뛰어났던 어머니가 어렸을 때부터 만들어 준 몇몇 추억 속 음식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속초 청호동 아바이 마을에서 예전에 간혹 사먹던 그 가자미 식해의 맛도 좋았지만,
제 가족들은 아바이 마을의 다소 무겁고 두터운 양념장 맛이 아니라, 
어머니가 만들어 주셨던 다소 가벼우면서도 시원한 뒷맛에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에, 
제가 그 식해를 만들 때에는, 어머니 곁에서 지켜본 세 누이들의 짧막한 기억을 온전히 짜깁기하여 만드느라 시행착오도 많았었습니다.

황해도 신막이 고향이셨던 어머니의 그 맛이 작년 이맘때 비로서 얼추 비슷하니 재현되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저는 가자미 식해를 만들어 가족들 모두에게 나누어줄 겁니다.
올해는 가자미 식해를 만들 때 소요되는 재료비가 만만치 않아 
누이들과 다달이 모으는 통장에서 3개월치 여행비 9만원을 면제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