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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에 우뚝 서서, 하루하루가 너무도 다르게 변해가는 늦가을 풍광을 보노라면
정말이지 어느 막걸리라도 맛이 좋을 수 밖에 없는 시각이 제게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입맛에 맞는 특정 공장제 막걸리만 마시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공장 막걸리 맛은 잘 모릅니다.
개인이 저마다 만드는 수제 막걸리 맛을 대한 적도 그래서 일절 없었습니다.
비금리 종점 슈퍼가 없어져, 스스로 막걸리를 직접 담가 먹어야 겠다고 생각할 때에도
저는 단순히 제가 즐겨 음용하던 막걸리 맛을 재현하려 했을 뿐입니다.

그 일은 잠시 보류되었습니다.
막걸리 담그기에 몇 번의 실패를 각오하는 저로써는, 그 이천 쌀이 너무도 비싸서 쉬 담그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햅쌀로 찰진 밥을 지어 희주의 출근길 아침상에 내놓으니
밥맛이 끝내준다며 맛있게 먹고 나갔습니다.

1년 내내 현미잡곡밥 위주로 거친 식감의 밥을 먹다 보니 그 흰쌀밥이 더욱 맛있었겠지,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 지역의 쌀을 때마다 고루 구매하여 밥을 짓는데 ,솔직히 밥맛도 잘 모릅니다.
그저 쌀을 구매하면 김치 냉장고 용기에 담아 그 냉장고에 보관하고
백미밥을 지을 때는 압력밥솥의 밥맛조절을 설정해 찰진 밥이나 보통 밥 또는 볶음밥을 만들기에 적합한 밥을 하거나
메뉴를 이용해 다양한 잡곡밥을 지어 먹을 뿐입니다.
지난 추석 가족모임 때 술과 관련된 얘기가 가족간에 있었는데
어느 케이블 방송의 프로그램에서 막걸리 맛을 다 알아맞춘 분의 얘기를 그냥 지나가듯이 들었었습니다.
저는 그저 그 얘기에 의아해하면서 속으로 반추했었는데 
그 방송을 겨우 재방송으로 들여다 보고는, 
블라인드 테스트나 테이스팅의 사실여부를 따지는 지경까지 간 먹방 프로그램의 어두운 면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맛의 품평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 맛의 기준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재료 본연의 맛은 살렸다고 말은 하면서도 그 재료의 고유하고 특유한 냄새를 제거하려는,
소스와 밑국물이나 수많은 손질법은 도대체 무엇인가?
재료 본연의 냄새나 맛으로는 먹기 거북한 것들을 그렇게 기를 쓰고 양념장으로 가리고 만들어 먹는 것이
정말 우리네 고유의 음식 문화였을까? 
사람만 그런가?

'KBS 한국인의 밥상'을 보노라면, 식당에서는 먹을 수 없는 우리네 계절별 토속 음식의 가짓수가 참으로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EBS 최고의 요리비결'을 간혹 들여다 보면, 집에서도 어느 정도 따라해가며 쉽게 시도해 봄직한 수준의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어 저는 그 두 프로그램을 즐겨봅니다.

솔직히 이즘의 수많은 먹방 프로그램을 보노라면,
간혹 일본 애니메이션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불현듯 떠오를 때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