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갑자기 서늘해진 가을 날씨탓인지 제 마음도 어느덧 가자미 식해에 못이 박혀있습니다.
수동의 새벽 기온은 이즘 16도 정도.

텃밭의 홍고추를 따다 반태양초 고춧가루로 열심히 만들고 있는데 
이도 이달 말이면 끝날 것이고, 남은 자잘한 청고추와 홍고추는 수분 함량을 3, 40% 정도로 건조시켜 냉동고에 넣어두면 
내년 초여름까지는 음식을 만들 때 필요한 고추 걱정은 덜 수 있을 겁니다.
생고추를 냉동고에 바로 넣으면 과육의 수분이 얼면서 과피가 갈라지고 성애가 끼고 터져서 
자연상태로 해동해도 흐물흐물하니 물이 줄줄 흐르면서 맛도 없습니다.

저는 손질된 물가자미 4kg을 해마다 속초의 단골집에서 늘 구매하여
물가자미와 무를 1:1의 무게 비율로 만들기 때문에 결국 고춧가루나 메조, 다진 마늘과 생강 등을 넣고 만들면
무를 조금 더 넣더라도 총무게는 김치통 하나에 들어갈 양인 10kg이 넘지 않도록 만듭니다.
더우기 국산 메조가 시중에 어렵사리 풀리려면 그도 시간이 걸립니다.
중국산 보다 몇 배 더 비싼 그 메조가 제 집에 올때까지 저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보름여 전 어린 모종을 사다 심은 무가 자라려면 두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겁니다.
아래 집 어른이 제 텃밭의 토마토 줄기를 뽑아내고 심은 무 모종의 갯수를 보시고 왜 그리 적게 심었는지 의아해 하실 때
저는 이리 대답했습니다.

"제가 먹을 만큼만 심었습니다."

무 12개 정도면 저는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