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게는 되새김할 일이 끊임없이 생길까?

어제 속초 동명항 인근 갯바위에서 동해 바다 너머 태평양을 상상하며 실로 오랜만에 바다낚시를 했습니다.
부근 낚시점에서 청개비(갯지렁이)만을 사고 여느 바다 낚시꾼들 처럼 밑밥용 크릴과 어분도 제 낚시 철학대로 사지 않았습니다.
아주 오래전 손위 처남에게 바다 낚시를 배우고 혼자 돌아다닐 때에도, 저는 밑밥을 사서 낚시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바다 물고기는 낚는 것이 아니라 지레 걸리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으니까......
띄울 찌 낚시 채비만 갖고 간 제게 원투용 채비로 가자미를 낚을 수 있는 포인트를 알려준 그 낚시 점주의 점잖은 충고도 있었습니다.
그냥 바다를 보고 즐기는 것이 좋겠다, 하는.......^^*
그러한 조언에 절대적인 공감을 피력하며 여섯 물때의 만조 3시간 전부터 낚시를 했습니다.

진작에 만들어 놓았던 목줄 채비 케이스가 담긴 가방을 챙겨가지 못해 현장에서 어두워진 눈으로 제 채비를 만들다 보니 참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푸른 동해 바다를 보는 것이 제게는 2년만 인지라 그것만으로도 제 설레임은 정말 짜릿하기만 했었습니다.
게다가 바다 낚시를 한 지는 실로 오랜만이기도 합니다.

집에서 가져간 컵라면을 끓여 먹다가
들물대의 다소 거센 파도와 바람에 제 낚싯대가 홈통에 빠지는 일이 일어났는데
뜰채나 S자형 고리가 있었다면 지난 겨울 한달간 만지작거렸던 그 낚싯대를 건져낼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냥 그 물때의 심술과 제 실수를 연결지어 되새김질하며 제 원투용 띄울 릴낚싯대를 그 푸른 바닷물에 고이 잠재우고 돌아왔습니다.
그 컵라면 용기는 수동까지 동행하여 세제로 깨끗이 닦아 재활용 박스에 담아 오늘 아침, 희주의 출근길에 쓰레기 모임 장소에 버렸습니다.

남아있는 사람들이 손꼽아 세는 4주기 의미를 잠시 되새김질하게 됩니다. 
그 모든 지난했던 변혁의 몸부림은 세월호로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제 터와 텃밭을 되살리는데 온정신을 투여하고 있는데, 
되살릴 수 없었던 가여운 어린 생명들 대신, 
들냥이 몇 마리를 먹여 살리는데 인색함이 없게 되었습니다.

어느 하루, 아주 통째로 잃어 버린 값비싼 낚싯대를 생각해 봅니다.
어느 하루, 희주와 현제 그리고 제가 얻은 기쁜 하루를 되새김질해 봅니다.
잃지 않아야 할 것들을 잃지 않았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