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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 종일 눈을 치우게 생겼습니다.
새벽부터 희주의 이른 출근 시각까지 이미 두 번씩이나 눈을 치웠는데
지금은 굵은 함박눈과 쌀알 크기의 싸락눈이 번갈아 가며 하염없이 내립니다.

단호박 색깔의 누런 들냥과 배트맨 의상을 입은 듯한 들냥도 식사를 마치고 지들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네들의 집이 제 집 중간 마당에 놓여있는 컨네이너 바닥 공간인데 
어제는 희주가 그 고양이 잠자리를 걱정하면서, 그네들이 밥을 먹을 때 얼지 않은 음식을 먹었으면 해서 가져온 침대시트 때문에 고민이 좀 되었습니다.
사업장에서는 이런저런 규정에 얽매여 버리는 것들이 정말로 많지만,
정말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들도 제가 보기에는 부지기수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부자처럼 저마다 살면서도 그렇게 버려지는 물건들이 필요했을 사람에 대한 사정에는 좀 이해가 부족하고
재할용 용처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보다는 그저 치워버리는 데 급급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저부터, 제 집에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물건이 있는 것이 싫어 그리 잽싸게 정상적 수순을 밟아가며 버렸습니다.

25년여 년 전 사용하던 다양한 바다낚시용 찌에 봉돌을 달아 전자저울로 그 부력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부력 호수가 그 찌에 표기된 것은 그럭저럭 이미 살렸는데
아무런 표기도 없는 찌들은 일일이 여러 봉돌을 달아 그 무게를 재고 그에 맞는 친환경 봉돌로 채비를 맞춤하느라 
저는 막걸리를 홀짝홀짝 마시며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저 찌들은 그냥 버릴까 말까 고민하던 찌들이었습니다.
그 찌에는 부력 표기도 없었고, 그 부력을 알고 싶지도 않았었으니까......
하지만 제 추억의 손 때가 묻은 것이라 그리 쉬 버리고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 이런 것이었구나,하고 잠시 되새김질 중입니다.
나는 저 오래 묵은 찌의 부력대로 살았을까?
찌의 부력에 대응하는 것이 봉돌인데 
요즘 찌가 아니라 봉돌에 침착하며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