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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마당에 놓여있는 표준 사이즈의 20피트 컨테이너는, 13년 전 집을 지을 당시에 현장 사무실로 사용했었던 것인데,
그후 몇 년 동안은 친구들이 오면 어른들 놀이방이나 간이 숙소로 사용되기도 했을 만큼, 트랜스포모처럼 형태는 바꾸지 못했지만,
그 쓰임새는 여전히 제 필요나 남의 물건을 보관하는 용처로 지금까지도 그 삶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 컨테이너에서 예전의 밝은 낯빛과 온기를 느끼거나 그러했던 흔적조차 찾아볼 수도 없을 정도의 창고가 되어 거의 들여다 보지도 않습니다.
그제부터 그 안의 물건들을 이제는 치우려 작심하고 들어가 이것저것 들춰보다 뜻하지 않게 여러 보물을 만났습니다.
16년여 전 돌아가신 아버님의 낚시 용품 가운데에는 바다 낚시 용품이라 생각하고 따로 보관해 놓은 상자와 함께
6년 전 이사한 아래 집 어른이 잠시 맡겨 놓은 낚시 용품이 담긴 상자도 있어 들춰보니 그야말로 보물이 따로 없엇습니다.
다양한 호수의 낚시바늘에서 방울찌와 낚시줄까지.

24년여 전, 부산에 순환근무차 내려갈 때 아버님은 제게 낚시 바늘에 자동으로 줄을 묶는 결속기라는 것을 주셨었는데
아마도 배터리를 이용하는 신용카드만한 크기의 그 기계가 없었다면 저는 낚시를 지레 포기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바늘 결속기는 눈이 침침하여 낚시 바늘에 줄매듭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제 아버님에게 
일본을 다녀온 아버지의 후배 분이 아주 오래 전에 선물한 것이라는 기억도 어렴풋이 드는데......

하여튼 그 자동 결속기는 초보 낚시꾼이었던 제 두려움을 낭만 낚시꾼으로 만들어준 최초의 기계였던 것만은 사실입니다.

제 방 옷장 안에 넣어 두었던 바다 낚시용 민장대 2대와 띄울 찌낚시용 바다 릴대를 꺼내어 어제 하루 종일 수선하며 보냈습니다.
제 터 주변이 아주 깨끗했을 때, 저는 원줄에 도래와 추만 달아 릴대로 낚시 연습을 하곤 했던 기억이 오늘 아침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