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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주가 제주도의 전직장에서 퇴사를 하면서 마지막으로 사용하게 된 연월차 휴가 기간이 거의 한 달에 가까운 24일 짜리였습니다.

저는 그 와중에 다시 병원에 2주 동안 재입원해야 하는 불운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아마도 그 병원의 맛있는 밥을
더 먹고 싶어 제 고질병인 허리가 그리 앙탈을 부렸던 것 같습니다.
하여튼 저는 2인실과 8인실을 오가면서 지난 4월에 입원했을 때 보았던 환우들과도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고
새로 만난 또래 환우들과는 막내 여동생이 사다 준 라면땅(뽀빠이)을 나누어 먹으면서 뒤늦게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되어 
더욱 재미난 병원생활을 하고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희주나 누이들이 저 때문에 이런저런 고생을 좀 많이 하긴 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어떠한 내용의 빚이라도 줄이며 살아야 한다는 제 삶의 원칙과는 달리, 올해의 전반기를 저는 그렇게 보내지 못했습니다.

제가 8인실 병실에서 로또의 위대한 역할에 대해 실없이 주절거릴 때가 있었는데
퇴원하는 어느날, 지 사정도 어려웠던 어느 환우가 제게 로또 2장을 퇴원기념이라며 건내주었습니다.
당첨된 누군가에게는 행운이 되고 로또를 사서 꽝이 된 누군가에게는 기분 좋은 기부가 될 수 있는 것이 로또라고 생각하는 저이지만,
생전 처음 누군가에게 받아보는 로또 2장에 대한 제 마음은 그저 착잡하기만 했었습니다.
사실 동년배 끼리는 몇 개의 단순한 추억 속 신호만 주고받아도 전체적인 삶을 지레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요일 오전에 외래로 그 병원에 가야 하는데 그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했습니다.

희주는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겁나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즐거웠을 것이고
아빠 병원비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되는 돈으로 여수와 남해안을 탐방도 하고 
휴가 기간 막바지에는 가까운 나라, 필리핀 보라카이 섬으로 해외여행도 다녀왔습니다.

음식 만들기 모드로 제 생각과 몸을 바꾸어야 하반기에는 그나마 제 삶이 다시 돌아올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