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야간용 기저귀를 몇 시에 갈았는지에 따라서
저의 기상 시간이 달라집니다.
간혹 초저녁부터 마신 막걸리에 몸과 마음이 젖어들 때면
눈꺼풀이 무거워지면서 잠자리에 일찍 드러눕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그 마지막 처치를 피곤한 몸으로 늦게 귀가하는 희주에게 맡길 때도 있지만
대개는 제가 합니다.

오늘은 새벽 네 시 반 즈음 눈을 떴는데
그  전날 밤, 10시 조금 너머 마지막 처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잠시 잠자리에 좀 더 머물게 됩니다.
30분 정도는 제게 여유가 있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면수건에 물을 축여 전자레인지에 넣어 뜨겁게 덥히고는
커피 한 잔을 타 들고 데크로 나갑니다.
늘 그랬듯이,
커피 한 스푼에 설탕 한 스푼.

간혹 장마철에도 그랬지만
오늘 한낮에는 찌뿌드드했던 날씨는 온데간데 없이 새벽 별빛이 곱습니다.

테이블 자리에 앉아 잠시 생각합니다.

나는 왜 이리 좋은 곳에 살면서
왜 좋은 마음과 생각을 하면서 살지 못했을까......
봄부터 계속된 탁한 마음을 떠올리면서
내 마음 위로 떠오른 저 달처럼
또 다른 하나의 생각에 집착합니다.

'목'이와 함께 데크에 누워 장마가 물러가는 밤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제가 지금 보는 달은 지난 며칠 전의 보름달이 지기 시작하는 얼굴입니다.
간혹, 제가 거울을 들여다 볼 때의 그 모습과 같습니다.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제 게으름으로 인해 2, 3일 동안 세안을 하지 않을 때가 제게는 간혹 있는데
그때, 제 미간에는 피부 트러블이 생깁니다.
피부 연고제를 바를 때도 있지만 
요즘은 그러려니하고 내버려 둡니다.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 모습을 거울을 통해 들여다 보면서 제 스스로 낯선 느낌이 들때면,
그 이후에는 꼭 처절하게 치료를 합니다.^^*
그러한 제 낯익은 모습이 때로 혐오스럽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데크에 드러누워 희주가 오기까지 밤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그 지긋지긋한 장마가 끝났습니다.

2010/07/29 AM 07:15

볶음밥과 우무냉국, 그리고 환상적인 맛의 파김치와 오이 볶음이 토마토 쥬스와 함께 차려진
희주의 아침 식사입니다.
녀석은 변비가 심한지 잘 먹지를 못합니다.
아마 피곤이 누적되서 더 그러려니 저는 생각합니다.

비안개에 가려진 서리산.jpg 

희주를 버스 종점에 대려다 주고 집으로 올라오면서 데크에서 서리산 방향을 쳐다 보았습니다.
서리산이 비안개에 가려진 모습이 참 편해 보이는 아침입니다.
주금산은 제 집 뒤로 있으니까 제 시선이 잘 가지 않지만
데크 위에서 바로 보이는 서리산은 때로 제 마음을 답답하게 할 때가 간혹 있는데
그네도 제 마음을 아는지 오늘처럼 자신을 잠시 비안개 속에 감추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