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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는 다른 다양한 환경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은
지금부터 제가 하는 얘기에 많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물론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저만의 생각이나 판단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새벽녁에 눈을 뜨면 뜰 여기저기 눈에 띄는 풀들 가운데
어느 것은 법면의 조경용 잔디로 자각되어 가위로 이발을 해주는데
또 다른 어느 것은 제 느낌상 걸리적거리는 길 위의 풀이라 여겨져
맨손으로 뽑아내거나 여러 농기구를 이용해 흙을 그 뿌리까지 파헤쳐 난리를 만들어 냅니다.
그때,  그 시간에 어머니께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지나쳐
결국은 나를 평소보다 힘들게 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과 마주할 때면
어머니의 빈 자리가 여실히 드러나지만
그럴수록 더욱 예전의 제 뜰 모습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올봄은 열흘 정도 늦었는데
장마는 열흘 정도 일찍 온답니다.^^*
그래서인지 잡풀들도 일찍 꽃을 피우며 씨를 맺습니다.
땅을 깊이 파헤치고 갈아 흙의 본 얼굴이 드러나게 하는 노력을 지난 십여일 간 했습니다.
어머니가 병고로 시달렸던 그 한 해가
이토록 제게는 일을 엄청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즈음, 그 귀찮은 일들이 다스려지고 있습니다.
마당이 제 시선의 잣대로 평정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저는 즐겁습니다.

가만히 보니 하나의 길이 열린 것 같습니다.
산자락에 막힌 집에 살다 보니 제가 엄청 답답했었나 봅니다.
그 답답함을 뚤으려 저는 제 터에 작은 길을 만들었나 봅니다.

지난 3, 4일 동안 수동 비금리에는 250mm의 비가 왔습니다.
풀을 뜯어 담는 커다란 플라스틱 대야에 가득 찬 빗물을 보니 그 정도라고 짐작합니다.
장마가 일찍 온다고 하니 집수정 주변의 잡풀들을 말끔하니 정리했는데
이제 빗소리만 즐길 일만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