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마루 - 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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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 마트에 들렀더니
얼갈이배추 한 단에 980원이다.
마감시간이 임박해서 재고정리 타임이었는지 싼 맛에 얼른 세 단을 다 샀다.
다듬어서 겉잎파리는 데쳐서
멸치국물 우려낸 국물에 된장 풀어 우거지국으로 끓여서
식구들 다 한그릇씩 먹고
작은 냄비 한 냄비 담아
옆집 새댁네에도 먹어 보라고 주고...
그리고 연한 속잎은
점심 때 아이들 돼지고기 몇 점 구워 주면서 쌈으로 먹으라고 주었더니
모두 연하고 맛있다고
다 잘 먹는다.
아마 할머니 된장이 구수해서
쌈을 잘 먹은것 같다.
나머지 얼갈이는 살짝 소금에 절구어
보리쌀 넣어 푹 삶은 물과
대충 집에 있는 양념 마늘과 양파 그리고 풋고추 두어 개 넣고
물김치 한 통 담았다.
삼천원으로 무지하게 부자가 된 하루였다.
물김치는 하루 지났더니
제법 맛이 들어서 냉장고에 보관했다.
사흘 국은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다.
아주 가끔은 늦은 시간 할인해 주는 맛에 늦게 장을 보기도 한다.
오늘은 대구 어머니께서
콩자반과 상추 그리고 마늘 종다리를 택배로 보내주셨다.
펼쳐보니
어머니의 정성이 작은 상자 가득 담겨 있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
울시어머님, 솜씨와 맵시 다 있으신 분이다.
콩자반이 맛있어 장만했더니
인영이가 생각나서
보내셨단다.
받자마자 전화 드렸더니
"잘 무거라" 고 이야기 하신다.
어버이날 가서 뵙지 못해 죄송했는데
인영이가 편지 쓰고 카네이션 꽃을 준비해 와서
택배로 보냈다.
겉으로 엄하지만
속으로 얼마나 정이 많으신지
울어머니는 정말 요즘 아이들 말로 "짱"이시다.
오래전 형님이 처음 집을 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에서 장기근속자부부를 하와이로 여행을 보내 주었다.
울어머니 그 때 집사고 돈도 없을터인데
하시면서 여행경비로 사용하라고 50만원을 주셨다.
집 살 때 도와 주신 돈보다 더 큰의미를 지닌 50만원을 보면서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졌다.
둘째인 나에게도 서운하시다면서 치마 하나 사주신다는것을
내가 말렸던 기억이 난다.
이래저래 오늘은 부자입니다.
비오는 화요일에....

며칠 동안은 국이나 찌개거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는데
금요일 날, 여동생 가족이 들어오면 거의 살림 손을 놓을 수도 있습니다.^^*
매제가 큰 허리 수술을 받아 두 달 넘게 병원에 입원해야 했기 때문에
미선네 가족은 그동안 수동에 들어올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음식 만들기가 여전히 손에 익숙하지 않아
요리책과 노트북을 주방 한 켠 테이블 위에 놓고 반찬이나 국과 찌개를 만드는데
짐작하시겠지만 그 한계가 너무도 분명합니다.
솔직히 좀 귀찮습니다.
그래서 여느 집처럼 제철 반찬이나 다양한 국거리를 먹기 보다는
곰탕이나 감자탕 또는 부대찌개를 자주 만들어 먹는데
반찬 걱정을 덜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콩나물국이나 된장찌개를 끓여 내놓는 날은 반찬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값싼 얼갈이 배추 세 단으로 이웃과 가족들의 입맛을 풍성하게 할 수 있다니
저로써는 정말 부러운 일입니다.
물김치 담그는 법은 한 번 배워볼 생각입니다.
저는 강원도 김치를 주로 배달시켜 먹는데 물김치가 동난지는 거의 한 달이 다 되어 갑니다.
사실 물김치만 있어도 이따금 국이나 찌개 걱정을 건너뛸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하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을까만 생각합니다, 저는.
한 열흘 전인가요?
밤늦게 집에 돌아온 희주에게 짧게 제 당부일 듯 싶은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었는데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희주야,
니 아래로만 챙겨라!'
생뚱맞지요?
저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들 모두를 마음으로라도 챙기려다 보니
여러 생채기가 깊은 상처로 남게 되었는데
치유할 방법이란 것이 결국은 그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얘기한 것입니다.
비오는 화요일,
저도 엄청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