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크 위의 어머니.jpg 

간혹 이른 아침부터 무력감에 지배당할 때가 있는데 오늘 아침이 또 그러합니다.
갱년기라 그런가?
요즘 왜 이리도 제가 고장이 심한지 저도 걱정스럽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원인도 있어 심리 필터를 보다 견고한 새 것으로 교체중입니다.
이럴 때 저는 어머니께 동원 참치죽을 데워 드리는 것으로 제 아침 역할을 끝냅니다.
그러한 때를 대비해서 저는 비상용 식량으로 다양한 인스턴트 음식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비축량을 좀 줄이면 제 고장도 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끼니마다 밥상을 차리는 것이 저로써는 참 어렵고 힘이 많이 듭니다.

어제는 올해 들어 처음, 어머니께 뜰 풍경을 데크 위에서 보게 해드렸는데
거실이나 식당 창밖으로만 보던 느낌과는 많이 달랐을 겁니다.

목이와 함께.jpg 

야외용으로 사용하는 휠체어에 앉은 어머니가 묻습니다.
"저기 아래 텃밭에는 뭘 심었니?"

"옥수수, 토마토, 고구마."

목이와 어머니가 맑은 햇살 아래서 잠시 즐겁게 소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중간 마당을 보시는 어머니.jpg 

"그럼 저긴?"

"우리가 맛있게 먹을 아삭이 고추와 파프리카 그리고 샐러드용 채소를 심었지."

그 전날 간밤에 벼락이 치면서 소나기가 왔었는데
모종을 옮겨 심으면서 물을 안주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산골 비스무리한 이곳, 수동 비금리 생활 5년과 제가 호주 비행학교에서 배운 기상학이 더해져
이제는 하늘의 동태를 짐작할 수도 있게 되었는데
여전히 알 수 없는 것이 제 마음의 동태입니다.